한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신의 아이가 곧 정신병원에서 퇴원을 하는데, 믿고 맡길 치료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몇 년 동안 여러 상담사들을 만났지만, 상담이 오래 이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아이가 가지 않거나, 결국 상담사들이 먼저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었다고 했다. 나는 상담을 결심하고 조심스럽게 어머니께 아이가 정신병원에 가게 된 이유를 물어봤다. 자신이 일을 나간 사이 아버지와 큰 다툼이 있었는데 아이가 홧김에 자신의 방에 불을 지른 것이었다. 이를 지켜본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고, 상황을 조사한 경찰은 정신병원 강제입원 조치를 내렸다고 했다. 화재에 가족 모두가 경악했다. 그리고 아이는 가족이 자신을 버렸다고 느끼며 깊은 분노를 드러냈다고 했다. 아이를 처음 만난 날, 예상했던대로 아이는 나를 쉽게 신뢰하지 않았다. 상담이 이어지는 동안 다리를 심하게 떨고 머리를 여러 번 쓸어 넘기는 모습이 반복되었고, 점차 인내심이 한계에 가까워 보였다. 건성으로 대답하며 핸드폰으로 시간을 자주 확인했고, 언제 끝나는지 물을 때만 잠시 시선을 맞췄다. 아이는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동시에 감정적으로는 무기력하고